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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포르투갈 리스본 (11.1) 악몽의 시작
2023년 10월 말경 아내와 함께 스페인·포르투갈 7박 10일 패키지여행에 나섰다. 14시간 정도 걸리는 직항보다는 8~9시간 후에 두바이에 내려서 반나절 시내 관광을 하고, 다시 8~9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향하는 경유 항공편을 선택했다. 너무 장시간 앉아 있으면 지루할 뿐만 아니라 발과 다리가 퉁퉁 부어오르는 부작용도 있었기 때문이다.
밤에 도착한 리스본 공항은 그 나라 실정을 말해 주는 듯 천정에 부착된 대형 전등 12개 중에서 5개가 꺼져 있어서 어두운 느낌도 들었다. 물론 분위기도 인천 공항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칙칙했다. 입국 수속할 때도 직원 4명이 전화질을 하면서 업무를 보는 등 세월아 내월아. 속이 터진다.
우리를 포함한 입국자들은 땀을 삐죽삐죽 흘리며 윗옷을 하나씩 벗었다. 여기저기서 불만들이 쏟아졌다. “한국 같으면 당장 난리 났겠다.” 비교적 인내심이 많아 보이는 고참 인솔자(가이드) 입에서도 한숨과 불만이 튀어나왔다. 포르투갈의 첫인상은 이랬다.
이튿날 현지 가이드가 자신을 소개하면서 이번 여행의 악몽이 시작되었다. 그는 출생부터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태어나, 몇 년 동안 한국에서 자랐다고 했다. 유창한 한국말에 남쪽 지방 사투리와 억양이 섞여 있었다. 로***라고 이름을 소개하면서, 말하기를 좋아해서 가이드라는 직업은 말을 많이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업종이니 자기에게 딱 맞는 직업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모두 함께 웃었으나 이게 악몽의 시작일 줄이야.
미혼인 현지 가이드 로***는 ‘동굴 목소리’에 입심이 좋았다. 버스에 올라 마이크를 잡으면 다음에 정차할 때까지 몇 시간 동안 멈추지 않았다. 관광지에서는 이어폰으로 계속 들어야 했다. 그는 한국인이 아니고 스페인 사람이었다. 다만 한국어를 유창하게 할 뿐이었다.
사례 8-1.
포르투갈-스페인 현지 가이드 로***의 계속되는 ‘강의’와 ‘질문’으로 지치기 시작했다. 예컨대 고대 건축 양식을 주절주절 이야기하고는 잠시 후 질문하여 대답을 못 한다고 핀잔을 준다. 마치 ‘이 바보들아 벌써 까먹었어’라는 뉘앙스의 멘트에 여러 사람들이 자존심이 상했다고 식탁에서 뒷담화를 할 정도였다. 몇몇 스페인어 단어를 외워서 현지인들에게 사용하라고 강권했다. 잊어먹거나 사용하지 않으면 역시 지적질이 들어왔다.
11월 1일 : 리스본 제르니모스 수도원--벨랭탑--발견기념비--호시우(도시우) 광장--피게이라 광장--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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